반도체 초호황에 ‘세계 4위’ 넘보지만… 내수 침체·고금리로 양극화 심화
우리동네당 “빛 좋은 개살구 수출 실적, 서민 삶 외면한 낙수효과는 허상”

(서울=동네파티) 6월 수출액이 사상 최초로 1000억 달러 고지를 밟으며 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 가능성이 커졌지만, 정작 민생 경제의 뿌리인 영세 소상공인과 서민층의 삶은 파산 절벽으로 내몰리고 있다.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거시 경제 지표는 화려한 축배를 들고 있는 반면, 고금리와 내수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골목상권과 중소 제조 공장들은 연쇄 도산 위기에 직면하며 부의 양극화가 한층 심화하는 모양새다.
반도체 독주가 견인한 사상 최대 수출… 연간 ‘1조 달러’ 청신호
1일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역대급 호조세를 보이며 1022억 5000만 달러를 기록, 사상 첫 1000억 달러 고지를 돌파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기업들이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붐에 힘입어 기록적인 메모리 수출 실적을 올린 덕분이다. 6월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99.5% 급증한 448억 20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43.8%를 차지하며 월 400억 달러 선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글로벌 AI 인프라 확대로 디램 고정가격이 지난 3월 31달러에서 6월 40달러로 크게 뛴 점이 주효했다.
여기에 컴퓨터(308.8%), 무선통신기기(51.9%), 석유제품(49.8%) 등 주력 품목들이 일제히 증가세를 보였고, 대중국(92.1% 증가)·대미(78.6% 증가) 수출 모두 두드러진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6월 무역수지는 최초로 300억 달러를 넘어선 361억 5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으며, 상반기 누적 무역수지 역시 1383억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무역업계 등 전문가들은 하반기 미국의 관세 강화나 유럽의 무관세 쿼터 축소 등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통상 하반기 수출이 더 늘어나는 흐름을 고려할 때 중국·미국·독일에 이은 세계 4위 규모인 ‘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상반된 현실’ 공장 경매 29% 급증·개인파산 신청 역대 최고치
하지만 이 같은 화려한 거시 지표의 이면에는 영세 사업자들과 서민들의 피눈물이 흐르고 있다. 대기업들이 성과급 확대를 논하는 초호황을 누리는 것과 대조적으로, 고금리와 내수 침체 장기화로 자금 경색을 견디지 못한 중소 제조업체와 자영업자들의 붕괴는 갈수록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공장 경매 진행 건수는 1210건으로 전년 동기(937건) 대비 29%나 급증했다.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낙찰률은 20% 초반대에 머무는 실정이다. 소상공인과 서민층의 개인파산 신청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법원통계월보 기준 지난 4월 접수된 개인파산 신청은 4101건으로, 코로나19 한복판이던 2021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올 1~4월 누적 신청 건수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 늘어난 1만 4535건에 달한다.
법조계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당시 시행됐던 저금리 대출과 상환 유예 등 정부 지원책의 효과가 고갈되면서, 그동안 잠재돼 있던 채무 위기가 한계치에 다달아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상황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개인이나 영세 업체가 도산할 경우 물품 대금을 받지 못하는 다른 채권자들까지 연쇄 피해를 입게 되어 경제 저변의 고통이 도미노처럼 확산하고 있다.
우리동네당 “부의 사회적 격차 심화… 양극화 해결할 민생 대책 선행돼야”
이에 대해 시민·지역 중심의 민심 감시 플랫폼 ‘우리동네당’ 대변인실은 소식지 <동네파티>를 통해 국가 수출 실적의 착시효과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우리동네당은 논평에서 “정부와 대기업이 ‘수출 세계 4위’, ‘꿈의 1조 달러’라는 화려한 숫자놀음으로 샴페인을 터뜨리고 있지만, 동네 골목상권의 소상공인과 서민들은 고금리 이자 폭탄과 얼어붙은 소비 심리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고 파산 절벽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대기업 중심의 반도체 독주로 벌어들인 천문학적인 부가 서민 경제와 지역 골목으로 전혀 흘러들어오지 않는 경제적 혈전증 현상이 수치로 증명된 것”이라며 “대기업 위주의 특혜성 수출 진흥 정책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영세 자영업자의 연쇄 도산을 막기 위한 긴급 채무 조정과 상환 유예 연장, 내수 진작을 위한 실질적인 로컬 민생 안전망을 전면 재구축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당은 수출 호황의 혜택이 우리 동네 주민들에게 고르게 분배되지 않고 사회적 격차만 벌리는 기형적 경제 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신임 지방정부 및 중앙정부를 상대로 실효성 있는 소상공인 구제 대책 마련을 강력히 압박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