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한국 ‘넷우익’의 역사적 계보 심층 진단… 일베·펨코 이전부터 자란 독성
정용진 회장 사과 속 “각자 생각 다를 수도” 문구 논란… 극우 밈의 ‘탈악마화’ 주류화 전략
우리동네당 “일상의 언어 잠식하는 혐오 놀이문화 규탄… 골목상권 공동체 가치 지켜낼 것”

(서울=동네파티) 지난 5월 18일 발생한 스타벅스코리아의 이른바 ‘탱크데이’ 마케팅 참사는 단순한 기업의 홍보 실수를 넘어, 온라인 음지에서 유포되던 극우 성향의 혐오 문화가 우리 일상의 공적 영역으로 어떻게 범람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주간지 <한겨레21>은 최신호 기획 기사 ‘우리 안의 극우’ 시리즈를 통해 스타벅스 사태의 뿌리를 추적하며, 일베나 에펨코리아(펨코) 등 특정 커뮤니티가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한국 온라인 생태계에서 축적되어 온 ‘넷우익’의 혐오 담론 계보를 집중 조명했다.
한겨레21 보도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는 2026년 5월 18일 5·18민주화운동 46주년 기념일에 맞춰 ‘책상에 탁! 탱크데이’라는 판촉 이벤트를 공개해 거센 사회적 공분을 샀다. 해당 문구는 5·18 당시 민간인을 학살한 계엄군의 탱크는 물론,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전두환 군사정권이 사실 은폐를 위해 내세웠던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라는 조롱성 발언을 그대로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은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이사를 즉각 경질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고개를 숙였으나, 사과문에 포함된 “각자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이라는 표현이 오히려 Gwangju 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된 해석을 환기시키며 진정성 논란을 키웠다.
정용진의 극우 성향 넘어선 본질… 온라인 음지 밈이 양지의 공적 영역 유린
한겨레21 기사에서 박권일 미디어사회학자는 이번 사태를 단순히 총수인 정용진 회장 개인의 노골적인 극우 성향이나 이를 방조한 기업 조직문화의 문제로만 환원해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본질적인 경고는 온라인 비주류 영역에서 ‘놀이’와 ‘일상’의 형태로 진화하며 완연한 주류가 된 ‘극우 밈(Meme)’이 오프라인의 공적 영역으로 터져 나온 현상이라는 점이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을 비하하는 ‘운지’나 5·18 희생자를 모독하는 ‘홍어택배’처럼, 자극적인 표현 속에 숨겨진 혐오와 차별의 인식이 공론장을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현상은 글로벌 정치 지형에서도 발견된다. 프랑스의 대표적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의원은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과격하고 폭력적인 극우 이미지를 지워내는 이른바 ‘탈악마화(De-demonisation)’ 전략을 구사했다. 한국의 온라인 극우 역시 표현과 이미지만 온건하게 다듬은 채 민주공화정의 보편적 가치를 무력화하는 독성을 품고 주류 사회에 안착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궤를 같이한다.
한겨레21이 분석한 한국 온라인 극우(넷우익)의 역사적 계보
| 시대적 변곡점 및 커뮤니티 PDF | 핵심 역사적 배경 및 동력 PDF | 발현된 혐오 담론의 원형 및 특징 PDF |
| 2002년 대선 패배 직후 (우파의 온라인 각성 기점) | 노무현 대통령 당선에 범우파 진영 패닉, 김형오 국회의원 등의 ‘인터넷 대책 부재’ 반성 | ‘온라인 애국우파 양병설’ 대두, 극우 개신교 네트워크의 지원 하에 우파 매체 붐(독립신문 등) |
| 2000년대 중후반 (영역 특화형 넷우익 출현) | 다음(Daum) 카페 및 초기 커뮤니티 중심, 현실에 대한 불만을 비교적 정제된 언어로 논리화 | 무슬림 혐오(다문화정책반대), 지방대 및 학벌 혐오(훌리건천국), 혐중·국뽕 조장(한류열풍사랑) |
| 2010년대~2026년 현재 (극우 밈의 주류화·양지화) | 디시인사이드, 일간베스트(일베), 에펨코리아(펨코) 등 유희성과 주목경쟁이 결합된 플랫폼 확산 | 역사적 비극 조롱(탱크데이, 홍어택배), 약자 혐오의 놀이화를 거쳐 오프라인 공적 마케팅으로 범람 |
한겨레21은 한국 넷우익의 시초가 2002년 대선 당시 인터넷 여론전에서 밀렸다는 우파 진영의 위기감과 ‘온라인 애국우파 양병설’에서 출발했다고 분석했다. 이후 2000년대 중후반 다음 카페의 ‘다문화정책반대’(무슬림 혐오), ‘훌리건천국’(지방대 혐오), ‘한류열풍사랑’(혐중 조장) 등 영역 특화형 커뮤니티들이 자생적으로 출현했으며, 이들이 오늘날 우리 공론장을 오염시킨 각종 혐오 표현의 뿌리이자 일베의 원형이 되었다는 진단이다.
우리동네당 “혐오를 ‘다양한 해석’으로 포장하는 기만 종식하고, 상생의 공론장 사수할 것”
이에 대해 시민·지역 중심의 민심 감시 플랫폼 ‘우리동네당’은 대기업 총수의 삐뚤어진 역사관과 온라인 음지의 독성 문화가 결합해 우리 동네 골목의 소비 공간마저 오염시키고 있다며, 스타벅스 측이 징벌적 인사 조치를 단행하면서도 정작 사과문에는 “각자 생각이 다를 수 있다”라는 단서를 단 행태야말로 역사적 학살 범죄와 인권 침해를 ‘개인의 취향’이나 ‘표현의 자유’ 영역으로 둔갑시키려는 가장 비겁한 극우적 주류화 수법이라고 규정했다.
우리동네당은 “혐오와 조롱이 ‘밈’이라는 가면을 쓰고 놀이문화로 소비될 때 우리 동네 청년들과 아이들의 공동체 의식은 서서히 마비된다”라며, “단순히 기업 제품 불매운동을 넘어 영세 자영업자들과 동네 주민들이 이용하는 일상 플랫폼에서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폄훼하는 독성 언어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정화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