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의 ‘약탈적 LBO’가 부른 인재… 피인수 기업에 2조 5000억 원 부실 전가
우리동네당 “핵심 자산 쪼개 팔고 고용 학살하는 사모펀드 먹튀 막을 ‘홈플러스 방지법’ 제정하라”

(서울=동네파티) 대한민국 대형마트의 한 축을 담당하며 골목상권과 서민 경제의 일상을 채웠던 홈플러스가 창립 30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지 11년 만에 결국 사실상 파산 수순에 돌입했다.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직영 직원 1만 2000명과 간접 고용 인력 1000명 등 총 1만 3000여 명의 노동자가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나앉을 실직 위기에 직면했으며, 물품을 공급하던 지역 협력업체들의 연쇄 도산 공포가 일촉즉발의 재앙으로 확산되고 있다. 시민·지역 중심의 민심 감시 플랫폼 ‘우리동네당’ 대변인실은 4일 논평을 발표하고, 이번 사태를 거액의 빚을 내어 기업을 삼킨 뒤 고혈을 짜내고 껍데기만 버리는 사모펀드의 전형적인 ‘약탈적 금융 기법’이 낳은 예고된 인재(人災)로 규정했다.
RCPS 이자와 배당으로 얼룩진 2조 5,000억 원의 자금 유출 실태
우리동네당의 고발과 유통업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홈플러스 몰락의 시발점은 2015년 MBK파트너스가 특수목적법인(SPC) 한국리테일투자를 통해 영국 테스코로부터 7조 2000억 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동원한 ‘차입매수(LBO)’ 방식이었다. MBK는 자신들의 자금 3조 2000억 원만 투입하고, 나머지 4조 원은 홈플러스 자체 부동산과 자산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빚을 내 충당했다. 이로 인해 홈플러스는 인수 직후 대주주에게 1조 원대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부채를 지게 되었으며, 정상적인 경영 수익을 미래 투자나 직원 복지가 아닌 사모펀드가 지른 빚을 갚는 데 전액 탕진하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홈플러스는 2016년부터 연간 약 1000억 원씩 총 951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이자 비용을 인식해 왔으며, 7차례에 걸쳐 3425억 원의 RCPS 원금 상환까지 대신 감당해야 했다. 여기에 인수 직후인 2016년 5035억 원, 2017년 3672억 원 등 총 1조 3344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중간 및 연차 배당까지 대주주에게 귀속되면서, 원금과 이자, 배당을 합산해 홈플러스에서 빠져나간 자금만 무려 2조 5000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알짜 점포 매각 후 재임차의 늪… 연 고정비 4,300억 폭탄에 무너진 펀더멘털
과도한 현금 유출로 이익 규모가 반토막 나자, MBK는 단기 현금 흐름을 개선하겠다는 명목으로 홈플러스 성장의 버팀목이었던 전국 요지의 우량 점포와 물류센터 28곳을 무차별 매각한 후 매월 임차료를 내고 빌려 쓰는 ‘세일 앤 리스백(Sale & Leaseback)’을 단행했다. 2020년 울산점, 구미광평점, 시화점을 3002억 원에 매각한 것을 시작으로 부산 가야점, 대구 내당점, 부천 소사점 등이 줄줄이 매각 후 임차 방식으로 전환되거나 아예 영업이 종료됐다.
이 방식은 결국 지난해 2월 말 기준 리스부채 총액을 3조 4540억 원까지 폭등시키는 치명적인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매년 사용권자산 감가상각비 2910억 원과 리스 이자비용 1408억 원 등 1년에 4300억 원이 넘는 막대한 임차 관련 고정비가 빠져나가면서 구조적으로 적자 늪에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다. 결국 홈플러스는 2024년 영업손실 3141억 원, 당기순손실 6758억 원을 기록했으며, 경쟁사들이 물류 인프라 구축과 온라인 채널 전환에 대규모 설비투자를 단행하는 동안 미래 투자 재원을 전혀 확보하지 못해 본업의 경쟁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펀드 수익률 자랑하는 MBK의 도덕적 해이와 거센 반발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자 MBK 측은 RCPS의 자본 변경 합의와 2조 5000억 원 규모 보통주 무상 소각, 사재 출연을 포함한 재정 지원 등을 내세우며 책임을 다했다고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MBK가 투자자 레터를 통해 홈플러스 사태에도 불구하고 3호 펀드 전체로는 원금의 2.1배 수준의 성과를 유지하고 있으며 연평균 15.4%의 내부수익률(IRR)을 방어했다고 성과를 자랑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채권자와 노동자들의 분통을 터뜨리게 했다. 자신들은 철저히 이익을 챙기면서 모든 피해와 고통을 노동자와 지역 협력업체, 채권자들에게만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우리동네당의 결론… 사모펀드 약탈 막을 ‘홈플러스 방지법’ 도입 촉구
우리동네당은 자본의 탐욕 앞에 노동자들의 일터가 파괴되는 비극을 막기 위해 제도적 개혁안인 이른바 ‘홈플러스 방지법’을 즉각 법제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선 피인수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인수를 진행함으로써 피인수 기업에 일방적으로 부실을 전가하는 금융 독소 구조인 LBO 방식을 원천적으로 제한하고 금지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이와 함께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한 후 일정 기간 고용 유지 의무를 법적으로 강제하도록 하고, 단기 차익만을 노리고 알짜 자산을 매각해 유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징벌적 과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우리동네당은 “기업은 사모펀드의 자산 증식을 위한 소모품이 아니라 수많은 노동자와 협력업체의 생계가 걸린 삶의 터전”이라며 “홈플러스 물품구매전단채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등 피해 주민들과 연대하여 사모펀드의 약탈적 금융 구조가 전면 개혁되는 날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